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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만 하고 그는 어딘 가로 재빨리 가고 말았다. 아마 점심 덧글 0 | 조회 146 | 2019-09-01 08:49:27
서동연  
그런 말만 하고 그는 어딘 가로 재빨리 가고 말았다. 아마 점심을 먹으로 간 걸 거다. 나는 그 자리에서는 순순히 고맙다고 대꾸하였지만, 솔직히 당황했다. 나는 자신이 회의에서 무슨 말을 하였는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 말도 안하고 있기에는 머쓱하여, 적당히 생각난 말을 했을 따름이었다. 왜 그런 정도의 일로 과장이 일부러 내 자리에 와서 칭찬을 하는 것일까? 훨씬 멋진 발언을 한 인간이 나 외에도 얼마든지 있다. 좀 이상하다. 나는 뭐가 뭔지 모르는 어리벙벙한 상태에서 나머지를 먹었다. 그리고 문득 아내를 생각하였다. 그녀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점심을 먹으로 밖으로 나갔을까? 나는 그녀 회사로 전화를 걸어볼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슨 말이든 한 두 마디 얘기를 하고 싶었다. 나는 국번을 돌리기까지 하였다. 그러다 마음을 고쳐먹고 도중에 그만두었다. 일부러 전화를 걸만한 거리가 아무 것도 없다. 세계가 얼마간 균형을 잃어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그렇다고, 점심 시간에 아내의 회사에 전화를 걸어, 이런 나에 대해 어떤 식으로 말하면 좋단 말인가? 게다가, 그녀는 자기 회사에 전화를 걸면 그닥 달가워하지 않는다.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고, 한숨을 쉬고 남은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플라스틱 컵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10나는 공원의 하얀 줄로 구분된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엔진을 끈다. 사방이 탁 트인, 가로등 아래 가장 밝은 곳을 나는 고른다. 주차장에는 차가 한 대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즐겨 탈법한 차다. 하얀 투 도어 쿠페. 낡은 형이다. 아마 연인들이겠지 호텔에 묵을 돈이 없어, 차안에서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혹 생길지도 모르는 성가신 일을 피하여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여자라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한다. 문이 잠겨져 있는지도 다시 확인한다. 멍하니 주변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대학교 1학년 때의 남자 친구와 둘이서 드라이브를 갔다가, 차안에서 페팅을 했던 일이 문득 떠올랐다. 그
2단편집 TV 피플은 그런 실험의 장이다.출근하는 길에, 회사 계단에서 나는 TV 피플의 한 사람과 스쳤다. 그 전날 우리 집에 텔레비전을 가지고 온 TV 피플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틀림없이 맨 처음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온 작자다. 텔레비전을 메고 있지 않았던 작가. 그들의 얼굴에는 특징이랄 만한 특징이 없어, 한 사람 한 사람을 분간하기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십중팔구는 틀림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파란색 윗도리를 입고 있었다. 손에는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았다. 그는 걸어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나는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엘리베이터를 싫어한다. 그래서 늘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한다. 나의 사무실은 건물의 9층에 있으므로, 거기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급한 용무가 있을 때에는 땀으로 뒤범벅이 되고 만다. 하지만 나로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기보다는 땀범벅이 되는 편이 훨씬 좋다. 모두들 그런 나에게 우스개 소리를 한다.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도 비디오도 없고, 심지어 엘리베이터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그들은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어떤 의미에서는 아직 미성숙한 단계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기묘한 사고방식이다. 그들이 어째서 그런 식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그는 소리를 내어 그것을 읽어보았다.비행기 비행기가 날아 나는, 비행기에 비행기는 날아 하지만, 난다 해도 비행기가 하늘인가 이것뿐이야?라고 그는 어안이 벙벙하여 말했다. 응, 그 말뿐이야라고 그녀는 말했다. 믿을 수 없군. 이렇게 길게 혼잣말을 하면서, 자신은 전혀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니라고 그는 말했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가볍게 깨물고는, 잠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말했어, 그렇게 하지만 그는 한숨을 쉬었다. 이상하군, 느닷없이 비행기라니, 비행기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그런 기억이 전혀 없어. 어떻게 비행기가 불쑥